넷플릭스가 사람마다 다른 포스터를 보여주는 이유
같은 영화인데 친구 화면에는 왜 다른 포스터가 보일까?
금요일 밤, 도윤과 친구 지아는 각자 집에서 넷플릭스를 켜고 영상 통화를 했습니다.
"이 영화 같이 볼래? 포스터 보니까 완전 로맨스던데."
그런데 지아의 반응이 이상했습니다. "로맨스? 내 화면엔 배우 둘이 크게 웃고 있어서 코미디인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은 같은 영화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화면에 보이는 포스터가 서로 달랐던 거죠.
넷플릭스는 왜 사람마다 다른 포스터를 보여 주는 걸까요? 그리고 누구에게 어떤 포스터를 보여 줄지는 어떻게 정할까요?
이야기 속 IT 개념
- 개인화
- 썸네일
- A/B 테스트
- 클릭률
- 멀티암드 밴딧
- 머신러닝
도윤과 지아의 금요일 밤을 따라가며, 넷플릭스 화면 뒤에서 일어나는 일을 알아보겠습니다.
1. 볼 작품을 고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몇 초입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사람들은 볼 작품을 고를 때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수많은 작품이 스쳐 지나가는 동안 하나의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몇 초뿐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작품마다 대표 이미지인 썸네일을 한 장이 아니라 여러 장 준비해 둡니다. 같은 영화라도 주인공의 얼굴이 크게 나온 이미지, 로맨틱한 장면, 긴장감 넘치는 장면처럼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 주는 이미지들입니다. 이 이미지들은 모두 실제 작품 속 장면에서 고른 것이라, 어떤 이미지를 보여 주든 거짓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도윤과 지아가 본 포스터도 사실은 같은 영화의 서로 다른 얼굴이었던 셈입니다.
2. 시청 기록을 보고 사람마다 다른 이미지를 고릅니다
도윤은 평소 로맨스 영화를 즐겨 봤고, 지아는 코미디를 자주 보면서 특정 코미디 배우가 나오는 작품을 많이 찾아봤습니다. 넷플릭스는 이런 시청 기록을 바탕으로 같은 영화라도 도윤에게는 두 주인공의 로맨틱한 장면을 보여 주고, 지아에게는 좋아하는 배우가 웃고 있는 장면을 보여 줍니다. 사람마다 다른 화면을 보여 주는 개인화가 작품 목록을 넘어 포스터 한 장에까지 적용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같은 작품이라도 각자가 가장 끌릴 만한 매력을 먼저 보여 줄 수 있습니다.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액션 장면을 보여 주면 그냥 지나쳤을 작품도, 로맨틱한 장면을 보여 주면 한 번 더 눈길이 가게 됩니다. 결국 개인화된 포스터는 나에게 맞는 작품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는 안내판 역할을 합니다.
3. 어떤 이미지가 좋은지는 실험으로 확인합니다
어떤 이미지가 더 효과적인지는 사람이 감으로 정하지 않고 실험으로 확인합니다. 비슷한 사용자 그룹에게 서로 다른 이미지를 보여 주고 어느 쪽에서 더 많이 재생됐는지 비교하는데, 이를 A/B 테스트라고 부릅니다. 이때 중요하게 보는 숫자 중 하나가 이미지를 본 사람 중 실제로 눌러서 재생한 사람의 비율인 클릭률입니다. 하지만 A/B 테스트에는 실험이 끝날 때까지 절반의 사람들이 덜 효과적인 이미지를 계속 보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결과가 좋은 이미지를 주로 보여 주면서도 가끔은 다른 이미지를 섞어 더 나은 선택이 있는지 계속 확인하는 멀티암드 밴딧 방식을 활용합니다. 단골 식당에서 늘 먹던 메뉴를 주로 시키면서도 가끔 새 메뉴를 시켜 보는 것과 비슷한 전략인데, 이 판단은 취향과 상황을 함께 고려하는 머신러닝 모델이 실시간으로 내립니다.
4. 목표는 클릭이 아니라 만족입니다
클릭만 늘리고 싶다면 작품 내용과 상관없이 가장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 주면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기대와 다른 내용에 실망한 시청자가 몇 분 만에 영상을 꺼 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넷플릭스는 클릭률만이 아니라 실제로 얼마나 오래 시청했는지도 함께 따져서 좋은 이미지를 판단합니다. 포스터가 실제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담고 있는지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결국 개인화된 포스터의 목표는 사람들을 속여서 누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만족할 작품을 더 쉽게 찾도록 돕는 것입니다. 도윤과 지아가 결국 같은 영화를 함께 보며 즐거운 금요일 밤을 보냈다면, 서로 다른 두 장의 포스터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낸 셈입니다.